1919년에 쓰여진 데미안이 오늘날에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1916년 1차세계대전을 겪으며 헤르만 헤세는 인간성에 대해 고민하며 여러가지 철학적인 책들을 작성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책이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집필한 데미안이다
당시 이미 이름난 소설가였던 그는 헤르만 헤세라는 이름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소설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이에 그는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빌려 이 책을 집필하였으며, 서문에서 이 이야기는 본인의 실제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기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도 에밀 싱클레어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이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에밀 싱클레어의 성장스토리를 따라간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접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 이야기를 싱클레어의 성장스토리로 바라본다.
그래서 IT기술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이전, 많은 학생들이 이 소설을 좋아했던 이유도 바로 이 이야기를 어느 캐릭터의 성장스토리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순수했던 에밀 싱클레어가 악의 세계를 동경하고, 그로 인해 크로머와 데미안 파스토리우스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대부분의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싱클레어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 되는 데미안이다.
나는 그에게 거부감을 느꼈다.
지나치게 우월하고 침착해 보이고 태도가 도전적으로 느껴질 만큼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눈은 어른의 표정을 띠었으니 희미한 슬픔이 어린 냉소가 엿보였다.
처음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났을 때 그가 느낀 감정이다.
동년배임에도 어른스러운 그의 모습, 그리스도교의 영향이 강한 유럽에서 그는 카인과 아벨에 대해 기존의 신학자와는 다른 해석을 이야기했고 싱클레어를 크로머로부터 구해주었지만 그의 존재는 왜인지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데미안은 계속해서 싱클레어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고, 그가 첫눈에 반한 베아트리체도 결국 데미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신상이나 신성한 가면처럼 보였고 절반은 남자 절반은 여자 같았고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으며 몽상에 빠진 듯 하면서 강한 의지가 엿보였고 딱딱한데도 은밀한 생명력이 충만했다.
이 얼굴은 내게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내게 속해 있으면서도 내게 뭔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확실히 누군가와 닮았는데 그게 누군지 기억나지 않았다.
.......
데미안의 얼굴이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데미안(Demian)을 악마(Demon)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싱클레어의 또다른 자아로 해석하기도 한다.
끝내 데미안은 미스터리하게 사라지기에 데미안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꼬마 싱클레어 들어봐! 나는 떠나야 해
자네는 아마 언젠가 나를 다시 필요로 하겠지 크로머나 그 밖의 일 때문에 말이야
그땐 네가 나를 불러도 내가 말이든 기차든 되는대로 막 타고 올 수는 없어
그때 너는 네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 해
그러면 내가 이미 너와 함께 있음을 알게 될 거야 알겠지?
이 이야기 속 헤르만 헤세가 계속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나는 인간의 양면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절 헤르만헤세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식인은 인간의 양면성에 깊은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웃의 선량한 주민이었던 누군가가 어느날 1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이벤트를 겪으며 누군가를 죽고 죽이는 군인이 되었을터고 그 모습을 보며 인간에 대한 고민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 이야기도 결국 싱클레어는 선의 세계와 악의 세계에서 흔들리고 데미안은 남자와 여자의 얼굴을 가졌으며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신이자 악마이고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네
결국 선의 세계와 악의 세계를 방황하는 주인공 싱클레어와 선과 악의 모습을 모두 지닌듯한 데미안 그리고 선과 악의 특성을 모두 지닌 신 아브라삭스 그 모든 과정이 접목된 이 소설을 통해 데미안은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소설이기에 이 책은 우리가 언제 이 책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그러니 지금 어떠한 상황이던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한 사람이라면, 또는 읽은지 꽤 오래 지난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보자.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데미안이 사랑받는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데미안,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헤르만 헤세의 고찰|작성자 Alex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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