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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신성 기하학 - 개념과 원리 바둑신성기하학
바둑 신성 기하학의 개념
바둑 신성 기하학의 개념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우선 신성 기하학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만 한다.
신성 기하학은 고대 지혜의 하나이다. 고대의 현자들은 신이 기하학적인 원리에 따라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었다. 그래서 흔히 ‘신은 기하학자다’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신성 기하학은 신의 언어이다. 그것은 신이 창조한 우주의 바탕에 깔린 근본 원리와 개념들을 표현하고 있는 시각적인 언어이다. 신성 기하학에 등장하는 기하학적 형상과 수학적 속성들은 우리에게 우주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져다 준다.
바둑 신성 기하학은 바둑판을 통해 우주와 자연, 인간의 신비를 고찰하고 해석하는 신성 기하학이다. 바둑판이 중심에 놓이는 것은 그것 자체가 우주를 표상하는 심벌이고, 그것을 통해 다양한 심벌들이 생겨나는 매트릭스이기 때문이다.
바둑판은 다양한 신성 기하학 심벌들을 통합적으로 고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매우 유용한 툴Tool이다. 파편처럼 뿔뿔이 따로 떨어져 있던 심벌들이 바둑판을 통해 하나로 묶이며 그것들 상호간의 논리적 상관관계가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게다가 바둑판은 우주론의 해석 도구만이 아니라 실천적인 측면에서 그 자체로 만다라로 또는 얀트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신성 기하학의 주창자는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과학자들도 우주가 수학적, 기하학적 토대를 지니고 있다고 믿으며, 기하학적 형상들의 우주적 의미에 대해 증거하고 있다.
우주와 자연은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인 원리, 기하학적인 원리에 따라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신성 기하학의 원리는 우주와 자연 안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하계의 소용돌이, 앵무조개의 소용돌이, 꿀벌집의 육각형 구조, 눈의 육각 결정 등.
예로부터 신성 기하학은 종교적인 구조물들(교회, 사원, 모스크, 제단, 기념비)의 설계와 건축, 종교적인 예술품들의 창조에 사용되었다. 신성 기하학은 고대 이집트, 인도, 그리스, 로마의 건축물뿐만 아니라 중세 유럽의 성당들 속에도 활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시대의 불국사와 석굴암 등이 신성기하학이 적용된 대표적인 예이다.
신성 기하학에서 나타나는 숫자, 기하학적 심벌, 비율들 속에는 그것들이 지니는 일반적인 의미 외에 특별한 영적인 상징과 에소테릭적인 의미들이 내포돼 있다. 직접적으로 만다라와 얀트라가 건축물의 설계에 이용되기도 한다.
신성 기하학은 프리메이슨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세에 성당을 설계하고 건축한 석공들은 신성 기하학을 활용하였다. 작업적 프리메이슨리가 중심을 이루던 중세에는 신성 기하학이 실천적으로(즉 실제 건축에) 적용되었다. 하지만 사변적 프리메이슨리로 완전히 바뀐 현대에는 신성 기하학이 영적인 우주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신성 기하학은 명상과 치유에도 이용된다. 명상하면서 신성 기하학에 나오는 심벌들을 활용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쉽게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고 내면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신성 기하학의 심벌들은 그 안에 수학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이 모두 내포돼 있다. 따라서 그 기하학적 심벌들은 뇌의 좌우반구를 동시에 자극해서 활성화시켜 준다. (뇌의 우반구는 예술, 직관과 관련되고 좌반구는 수학, 논리와 관련된다.)
신성 기하학의 배후 원리
3차원 세계에 사는 우리 인간들에게 상위 차원(4차원, 5차원 등)의 영적 세계들은 완전히 닫힌 미지의 세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의 세계의 실상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영의 세계의 그림자를 분석함으로써 가능하다.
고차원계는 물질계에 자신의 그림자들을 드리우고 있다. 그 그림자가 바로 기하학적 심벌들이다. 그것들은 신의 마음으로부터 솟아난 무시간적인 실재의 반영들이다. 우리는 그 그림자들(즉 기하학적 심벌들)을 다각도로 관찰하고 해석함으로써 영적인 세계의 모습과 작용 원리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진리는 무수한 단면을 지닌 보석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 단면 하나 하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기하학 심벌들이다. 예컨대, 그 단면들은 한 쪽에서 보면 삼각형이고 다른 쪽에서 보면 사각형이고 또 다른 방향에서 보면 오각형으로 보인다. 물질계에서 그런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질계보다 차원이 높은 고차원 영의 세계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식의 양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그 모든 심벌들을 종합함으로써 우리는 영의 세계의 실상을 희미하게나마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이렇다.
3차원 세계에 사는 우리들에게 4차원 이상의 고차원계가 미지의 세계이듯이 2차원 세계에 사는 존재들에게 있어서는 3차원 세계가 미지의 세계이다. 왜냐하면 2차원 세계에는 평면만 있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차원 세계에 사는 존재들은 3차원 세계를 전혀 인식할 수 없을까? 그렇지 않다. 비록 간접적인 방식이지만 3차원 세계의 모습을 어느 정도 추론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왜냐하면 3차원 세계의 존재들은 2차원 세계에 자신의 그림자를 던지기 때문이다.
3차원의 실체를 반영하고 있는 그림자는 2차원이기 때문에 2차원의 존재들은 그 그림자를 분석함으로써 3차원 세계의 모습을 어림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3차원 세계의 실상에 근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은 2차원 세계의 존재들 중에서도 ‘현자’들만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3차원 세계는 2차원 세계에 사는 존재들이 전혀 생각도 할 수 없는 환경과 조건들을 가지고 있어서 때로 2차원 세계에 투사된 그림자들이 신묘막측하게(2차원 존재들의 입장에서 보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낮에 3차원 세계의 한 인간이 도시의 번화가를 산책하고 있다. 대낮이라 길거리에는 하나의 조명만이 켜져 있다. 그것은 바로 태양이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길을 걷는 사람의 그림자는 오로지 한 개만 형성된다.
그때 2차원 존재들은 그림자의 모양을 분석함으로써 3차원 세계의 그 사람이 뚱뚱한지 홀쭉한지 헤어스타일은 어떤 지 등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은 그다지 어려운 추론이 아니어서 2차원 세계에 사는 일반인들도 가능하다.
하지만 밤에는 조건이 달라진다. 위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도시의 번화가를 산책하고 있다. 하늘에는 달이 떠 있고 큰 도로 좌우에 상가들이 있고 길가에는 가로등들이 켜져 있다. 달빛은 햇빛보다 약해서 산책하는 사람의 그림자는 지척에 있는 쇼윈도우에서 세어나오는 불빛과 머리 위에 쏟아지는 가로등들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2차원 세계의 일반인들은 3차원 세계에 낮과 밤이 있는 지도 모르고 조명과 관련된 부대 환경과 조건들을 전혀 인식할 수 없다. 그들이 3차원 세계의 인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그림자를 통해서 뿐이다.
그런데 그들의 눈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분명 한 대상인 거 같은데 그림자가 어떤 때는 두 개, 어떤 때는 세 개, 또 어떤 때는 네다섯 개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것이다. 그것들은 또 저마다 각도도 다르고 형태도 달라서 때로는 동일한 존재인지조차 헷갈린다. 그래서 2차원 세계의 일반인들은 그것을 보고 귀신이 나타났다고 또는 신출귀몰하는 미확인 비행 물체가 나타났다고 법석을 떤다.
하지만 그런 소란 속에 2차원 세계의 현자가 나서서 설명해 준다. 그 여러 그림자들은 사실 동일한 대상의 다양한 모습이며 그런 신묘한 변화는 3차원 세계의 특정한 조건들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즉 광원이 여러 개 있고 거기서 나오는 빛이 동시에 그 대상을 비추고 있기 때문에 각도에 따라 또는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들이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해설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현자의 해석을 듣고 비로소 2차원 세계의 일반인들은 미신에서 벗어나 3차원 세계의 실상을 어느 정도 마음속에 그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의 세계는 3차원 세계와 달리 공간도 시간도 초월한 세계이다. 그곳은 우리가 사는 물질계와는 전혀 다른 양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물질계의 언어로 그 고차원의 세계를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로지 심벌로서만 가능하다.
신성 기하학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기하학적 심벌들은 3차원 세계에 드리워진 고차원 세계의 그림자들이다. 기하학 심벌들은 여러 형태, 여러 형상들이지만 그것은 고차원 세계의 특수한 조건들에 의해 변형된 그림자들에 불과하다.
그 그림자들(즉 기하학 심벌들)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가 볼 수도 없는 고차원 세계의 실상을 어림 짐작할 수 있으며 고차원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들이 어떻게 물질계에 작용하고 있는 지도 추론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신성 기하학을 배워야만 하는 이유인 것이다.
바둑의 어원
한자 문화권인 중국, 일본, 한국에서 바둑을 지칭하는 공통 단어는 기棋(碁)이다. 중국에서는 바둑을 일반적으로 위기圍棋, 즉 웨이치라 부르고, 일본에서는 기碁, 즉 고(GO)라고 부른다. 현대에 와서 일본이 바둑을 발전시켰고 세계 보급에 앞장섰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는 고(Go)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바둑을 뜻하는 한자 ‘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棋와 碁. 앞의 기(棋)는 부수가 나무·목(木)이고, 뒤의 기(碁)는 부수가 돌·석(石)이다. 동일하게 바둑을 의미하는 이 두 한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쉽게 말하면 전자는 바둑판을 중심으로 바둑을 표현한 것이고 후자는 바둑돌을 중심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바둑에서 바둑판이 더 중요할까, 아니면 바둑돌이 더 중요할까? 신성 기하학의 입장에서 볼 때는 당연히 바둑판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주법칙을 표현하고 있는 수많은 기하학적인 심벌들이 바둑판 안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즉, 바둑판은 우주의 매트릭스인 것이다. 영어단어 매트릭스Matrix에는 모체(기반)이라는 뜻 외에 '망網'이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
티벳에서는 바둑을 믹망(또는 밍망)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한자어로 밀망(密網)을 뜻한다. 밀망은 '촘촘한 망'이라는 의미로, 여기서 밀망은 곧 인드라망이다. 인드라망은 관계의 그물로 촘촘히 연결된 하나의 생명, 하나의 몸으로서의 우주이다. 바둑판은 곧 그러한 인드라망인 것이다.
바둑 신성 기하학에서는 바둑돌이 없어도 상관없다. 바둑돌 없이 그냥 바둑판만 쳐다보고 있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바둑판은 우주를 상징하는 종합 만다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둑판을 쳐다보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기하학적 변화들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고 그것들이 상징하는 바에 집중하고 사색한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명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바둑돌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바둑돌은 바둑판에 얹어 사용함으로써 바둑이 놀이 또는 게임으로 기능하도록 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어떤 면에서 바둑돌이 추가되어 바둑에 놀이의 요소가 포함된 것은 바둑판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바둑에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세속적 유희의 요소가 없었다면 바둑판은 오래 전에 이미 사라지고 없었을 것이고, 그와 동시에 바둑판 속에 감추어진 우주의 신비를 푸는 열쇠 또한 영원히 상실돼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둑의 호칭과 관련해 특이한 것은 한중일 삼국 중에서 유독 우리나라에만 한자어가 아닌 한글의 고유어 ‘바둑’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둑의 어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학자들은 여러 가지로 추측하고 있는데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것은 바둑이 밭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밭을 소리나는 대로 적으면 ‘받(Bad)’이다. ‘받’이 ‘바드’로 ‘바드’에서 다시 ‘바둑’으로 변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참고로, 밭에 해당하는 수메르어도 받(바드Bad)이다.
바둑을 밭과 관련지을 경우, 바둑은 다시 ‘밭둑’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밭둑은 밭의 경계선이다. 밭이, 삼라만상이 나오고 자라는 우주를 상징한다면, 밭둑은 우주의 경계 또는 우주의 경계 안에 들어 있는 존재계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밭이나 밭둑에서 핵심적인 의미는 ‘경계’이다. 바둑은 예전에 바독 또는 바돌로도 불렸는데 그것은 티벳어 바르도(bardo)와도 관련된다. 바르도는 하나의 존재계와 또 하나의 존재계 사이, 즉 '경계' 또는 '경계 영역'이라는 뜻이다.
바둑을 뜻하는 ‘위기圍棋’의 ‘위圍’에도 사전적으로 ‘에워싸다’는 뜻 외에 ‘경계’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우주宇宙’라는 한자어는 ‘집’을 뜻한다. 우宇도 집이라는 뜻이고 주宙도 집이라는 뜻이다. 집으로서의 우주에는 경계막의 내부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즉 우주라는 단어 속에는 혼돈의 세계로부터 질서(코스모스)의 세계를 보호하고 감싸는 경계막의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다.
밭은 작물 재배를 위해 개간된 공간으로, 개간되지 않은 외부의 거친 땅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영역이다. 그래서 밭에는 필연적으로 외부와 가르는 둑이 존재하게 된다. 경작물의 입장에서 볼 때 밭은 하나의 집이며 외부(사람이나 짐승)의 발길로부터 보호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 외부의 큰 둑이 바로 스페이스 튜브에 해당된다. 우주 만물과 의식은 바로 이 스페이스 튜브 안에 보호된 상태에서 존재하며 진화해 간다.
밭의 내부에는 다시 작은 둑들로 경계가 지어져 있다. 밭 안의 밭인 것이다. 내부 경계는 농부가 작업의 편의상 만들어 놓은 것으로 그 경계 안에는 서로 다른 작물들을 재배할 수도 있다. 아무튼 경작물의 입장에서 볼 때 밭 안의 둑들로 형성된 내부 영역은 큰 집 안의 작은 집들에 해당된다. 상징적으로 그것들은 우주를 구성하는 각각의 존재계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바둑은 바로 우주의 경계, 우주의 밭, 존재계를 의미한다.
한자 밭·전(田)자는 그 자체로 바둑판의 축소형이라 할 수 있다. 바둑판을 요약하면 바로 田의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에소테릭 상징학에서 네모 안에 십자가가 들어 있는 형상(田)은 아담 카드몬(대우주인)을 상징한다.
위 그림들처럼 바둑판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田들이 포함돼 있다. 田을 이루는 외곽의 사각형은 외부의 무질서로부터 보호된 질서(코스모스)의 집, 즉 우주 전체를 상징하고 십자가로 구획된 네 공간은 존재의 4계界(스피리추얼계,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를 상징한다. 여기서 십자가는 테트라그라마톤(YHVH)과 생명나무의 상징이다.
그리고 田을 구성하는 선분들의 9 접점(중심과 외곽의 8점)은 우주를 구성하는 9개의 차원을 상징한다.
田은 바둑판을 구성하는 유닛(unit)이다. 요컨대 ‘바둑’은 밭이자 밭둑이다. 바둑은 '밭'이라는 질서(코스모스)의 공간을 이루고 구분짓는 둑, 경계이며, 다시 존재(有)를 담고 있는 집(우주), 즉 존재계(사계四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바둑판은 사실상 바둑판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田의 확장이다. 확장된 바둑판은 한마디로 ‘전전田田’이라 표현할 수 있다. 비결에 종종 등장하는 ‘이재전전利在田田’은 밭 가운데의 밭, 즉 바둑판의 중궁(면으로 이루어진 십자가의 중심부분)이 상징하는 비전秘傳의 길(제5비전)에 이로움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이로움은 생명의 길이자 영적 완성의 길을 의미한다.
바둑의 기원
바둑의 기원은 불분명하여, 다양한 설들이 존재한다. 바둑을 언제 어디서 누가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바둑이 유래된 곳이 어디인가를 중심으로 볼 때 바둑의 기원설에는 중국설, 티벳설, 고조선설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바둑이 중국에서 기원하였다는 중국설이다. 중국설은 요순창시설로도 불린다.
중국설
바둑의 기원과 관련하여, 기원전 2천 이삼백년 전 요임금과 순 임금이 우매한 아들(요의 아들은 단주, 순의 아들은 상균)을 위해 바둑을 만들었다는 중국 고서의 기록에 의거하여 요순창시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제와 순제 중 정확히 누가 바둑을 만들었는지도 불분명하고 내용도 너무 단편적이고 전설적이라서 이 설에 대한 반론들도 적지 않다.
후대에 바둑이 유행하자 중국의 식자들이 바둑을 선전하기 위해 요와 순이 만들었다고 갖다 붙이게 되었고 그것이 점점 과장되어 온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사물의 기원을 요순 성제와 결부시키는 일이 흔히 있기 때문이다.
티벳설
티벳 지역에서도 오래 전부터 바둑을 두었다. 주로 왕족과 승려들이 두었다고 한다. 티벳 바둑판은 17X17 형태로, 흑백 각각 6점씩 12점을 미리 바둑판에 배치한 뒤 둔다.(이 부분은 우리나라의 순장식 바둑과 비슷한 면이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둑판은 1999년 티벳 라싸에서 출토된 돌바둑판이다. 이 돌바둑판의 제작 시기는 중국 요순시대보다 더 오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전까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바둑판은 중국 하북성 망도에서 출토된 것으로 후한시대(서기 182년)의 것이었다. 티벳 돌바둑판의 발굴로 바둑의 기원이 요순시대보다 더 이전의 시기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고조선설
바둑이 고조선에서 기원하였다는 설도 존재한다. 그 근거는 단순하다. 중국의 고서들에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에 바둑이 매우 성행해서 백성들이 즐겼다는 기록들이 보이는데, 고조선의 후손들이 세운 삼국에 바둑이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바로 고조선에 바둑의 기원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리고 바둑 자체가 고유한 우리나라 말이고, ‘바둑이’ ‘바둑무늬’처럼 일상 언어 속에 바둑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 바둑과 우리 민족의 특별한 인연을 뒷받침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하지만 고조선에서 바둑이 기원하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평이한 주장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고 더 많은 증거 자료들이 보충돼야 하지 않나 싶다.
고조선과 바둑의 연관성은 먼저 정전제井田制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우리는 바둑의 어원이 밭 또는 밭둑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정전제도 그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정전제도 밭, 밭둑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정전제는 토지의 한 구역을 ‘정(井)’자로 9등분한 뒤 8호의 농가가 한 구역씩 경작하고, 가운데 있는 한 구역은 그들이 공동 경작하여 그 수확물을 국가에 조세로 바치는 토지제도이다.
밭이 우물·정(井)자의 형태로 구획되기 때문에 정전제라고 하는 것이다. 이 정(井)자를 구성하는 획들은 밭둑에 해당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밭의 외곽 테두리(사각형)가 생략된 것이기 때문에 전체 형상을 보면 그것은 우물·정(井)자라기보다 바둑판 모양이라 할 수 있다. 즉, 호칭은 우물·정(井)자를 차용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바둑판에 더 부합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정전제는 중국의 하(夏)·은(殷)·주(周) 시대에 유래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환단고기>에 의하면 정전제는 고조선 시대에 이미 시행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환단고기>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정전제의 기원은 고조선이고, 중국에서 그 제도를 모방했을 개연성이 높게 되는 것이다.
사실 정전제井田制의 기원은 단군시대보다도 더 오랜 환웅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단고기>의 「삼성기」상편에 의하면 환웅이 천강한 뒤 청구靑邱에 정지井地를 획정했다(劃井地於靑邱)고 한다.
‘정지井地를 획정했다’는 말은 토지의 경계를 정井자 형태로 명확히 구별해서 정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정지井地는 최소 공동체 단위인 부락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 토지를 이런 방식으로 나누어 구획했을까? 그 실용적 가치는 정전제의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밖에 없지 않나한다. 이것은 훗날 고조선에서 시행된 정전제 속에서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환단고기>의 「단군세기」2세 단군 부루 편에는 부루가 밭을 정井자로 획정하여 백성들이 사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했고(劃邱井爲田結使民自無私利), 귀기라는 신하(그는 국문서 기록을 책임맡은 신지라는 벼슬을 가지고 있었음)가 구정도邱井圖를 만들어 바쳤다는 기록이 보인다. 위 기록을 통해 볼 때 우리는 고조선 시대에 정전제가 이미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 문장에 이어 동서同書에는 귀기가 단제께 칠회력구정도七回曆邱井圖를 만들어 바쳤다고 기록돼 있다. (神誌貴己製獻七回曆邱井圖)
칠회력은 칠회제신력七回祭神曆으로도 불리는 책력이다. 「태백일사」‘신시본기’에 의하면 칠회제신력에 의해 일곱 신(즉, 일신日神, 월신月神, 수신水神, 화신火神, 목신木神, 금신金神, 토신土神)에게 각 회回의 날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일신은 천신으로 불렸다.) 칠회력과 구정도가 함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양자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정邱井은 정井자 형태로 토지를 나누는 구획법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며, 칠회七回라는 단어로 보아 칠중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귀기가 단제에게 바친 구정도는 종이에 달랑 정井자 하나 그려 놓은 단순한 형상일리는 없을 것이고 칠회력과 관련된 보다 복잡한 도상일 것으로 추측된다.
위 그림은 귀기가 그렸다는 칠회력구정도를 추측하여 그려본 것이다. (바둑판에 칠회력과 구정도를 함께 결합한 것.) 바둑판을 7X7 격자(붉은점들) 구조로 분할하면 위 그림처럼 프렉탈 식으로 정井자 구조가 중첩적으로 반복해서 나오게 되며 바둑판 안에 일정한 질서가 형성됨을 알 수 있다. (녹색점은 화점을 알아보기 쉽게 특별히 표시한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 고대 우리 민족의 요일 체계는 현재의 '일월화수목금토'의 순서가 아니라 '일월수화목금토' 순이다. 이 요일 체계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일주일 체계의 기원이라 할 것이다.
고대의 칠회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책력인지는 확실치 않다. 단순히 일주일의 순환체계인지 달과 년까지 포함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편의상 그냥 단순히 숫자만을 분석할 경우, 7일을 7번 반복한 49일(7X7=49)을 한 달로 칠 경우, 1년이 약 7개월(365/49=7.4)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7이 세 번 반복되는 777의 수리 구조라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물론 칠회력이 일년을 구성하는 책력일 경우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체감적으로 느끼기 쉽도록 절기와 관련된 여러가지 보충적인 요소도 포함돼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위 그림에서 보듯이, 귀기가 만들었다는 구정도는 여러 면을 고려할 때 어쩌면 바둑판의 원형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칠회력-구정도를 이루는 바둑판의 이 7X7 격자 형태는 가림토 문자가 나오는 바탕틀이기도 하다.
고대 우리 민족의 칠회력, 구정도, 가림토 문자의 기본 원리가 모두 바둑판과 기하학적으로 일치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사실들은 바둑이 고조선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한 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조선의 바둑판이 현대의 19X19 바둑판의 원형이었을 가능성도 보여준다 할 것이다.
바둑의 고조선 기원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증거는 바둑판과 천부경의 관련성이다. 천부경은 천부天符, 즉 생명나무 심벌을 설한 경전인데, 바둑판 속에서 그려지는 핵심적인 심벌 역시 천부天符인 생명나무이다. 바둑판은 어떤 면에서 볼 때 천부경을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툴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이나 티벳의 영적인 심벌체계에는 기하학적으로 카발라의 생명나무와 완벽하게 동일한 심벌은 존재하지 않으며, 천부사상 같은 형이상학을 내세우지도, 가르치지도, 주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생명나무가 천부天符라는 이름으로 고대에 존재했고 천부경을 통해 그 안에 포함된 영적인 원리와 사상을 널리 가르쳐왔다. 그렇다면 바둑판이 고조선에서 기원하였을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지지 않나 한다.
바둑 우주론
바둑의 기원과 관련해서, 바둑판이 역학의 원리로 만들어졌다거나, 천문 연구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설이 예로부터 있어 왔다. 전자는 역학설, 후자는 천문설이라고 한다.
역학설
바둑판 속에 하도와 낙서를 비롯한 역학의 이치가 들어 있다는 역학설의 대표적인 예는 송나라의 육상산(남송 시대에 주자와 쌍벽을 이루었던 유학자, 1139-1192)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유년시절에 바둑판을 통해 하도낙서의 이치를 깨우쳤다고 하며, 바둑판 속에 역학의 원리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육상산의 주장이 구체적인 그림으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설이 바둑판과 어떤 식으로 매치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바둑판의 분석을 통해 대략 다음과 같이 하도낙서와 바둑판 사이의 상응관계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위 그림은 바둑판을 다섯 개의 궁으로 나누고 그 각각에 1-6(수), 2-7(화), 3-8(목), 4-9(금), 5-10(토)의 수와 오행을 나타낸 것이다.
위 그림은 바둑판의 오궁 상태에서 낙서의 숫자들을 배열한 것이다.
위 그림은 바둑판을 구궁으로 나누어 낙서의 숫자들을 배열한 것이다.
바둑판에서 중앙의 천원은 태극에 해당되고 천원을 중심으로 팔방위로 펼쳐진 여덟 개의 화점은 팔괘에 해당된다. 위 그림은 복희 팔괘이이다. 문왕 팔괘와 정역 팔괘도 괘의 위치만 바뀔 뿐 바둑판의 구궁도 안에 대응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역학과 관련해 바둑판 상에 간지를 대응시킬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바둑 기원의 역학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들이라 할 것이다.
천문설
천문설은, 바둑판이 원래 천체를 관측하고 별들의 운행을 표시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었다는 주장이다. 일설에는 황제의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용성공이 역법歷法에 따라 바둑판을 만들었다고도 한다.
당나라의 임응룡은 <적정록>이라는 바둑책(기보와 묘수 풀이집)을 만들었는데, 거기서 그는 바둑판과 천문, 역학의 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또 중국 원나라 시대에 출간된 바둑의 고전古典 <현현기경玄玄棋經>에는 바둑판을 우주론적으로 분석하여, 바둑판의 361로路(19X19) 중에 바둑판의 중심인 천원天元은 숫자 1, 나머지 360로路는 주천지수周天之數, 바둑판 사분면四分面의 90로路(즉 360의 4분의 1)는 각각 사계절, 바둑판의 네 모서리 외곽선상의 72로路는 72절후를 각각 상징한다고 보았다.
사실, 바둑판을 분석해 보면 그 속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천문의 이치가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그 예들이다.
바로 위 그림은 천동설에서 주장하는, 지구를 중심으로 한 천체의 궤도이다. 이것은 동심원으로 표현된 생명나무라 할 수 있다. 즉 지구는 말쿠트, 달은 예소드, 수성은 호드, 금성은 네차흐, 태양은 티페레트, 화성은 게부라, 목성은 헤세드, 토성은 비나, 황도궁은 호크마, 원동천은 케테르에 각각 해당된다.
바둑기원의 역학설과 천문설은 한마디로 바둑판 우주론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우주의 실상을 깨달은 고대의 성인들이 상象과 수數로 우주 운행의 법칙을 표현하기 위해 바둑판을 만들었고, 따라서 바둑판 속에 우주법칙이 담겨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바둑판은 우주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바둑 기원과 관련해서 주장되는 역학설과 천문설은 주로 동양 철학과 관련된 해석과 분석이다. 하지만 바둑판 속에는 역학이나 천문의 이치만이 아니라 불교, 요가, 카발라, 연금술 등 다양한 형이상학의 원리들이 담겨 있다. 그것들 역시 바둑 우주론에 포섭됨은 물론이다. 따라서 바둑판 속에는 동서양의 모든 우주론이 표현돼 있다 할 것이다. 다음은 그에 대한 간단한 예들이다.
우주의 문과 상징 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물질계가 현상의 세계라면 고차원계, 영계는 본질의 세계이다. 바둑판은 3차원 현상계에 드리워진 본질의 그림자, 고차원 영적 세계의 그림자이다. 따라서 바둑판은 우리로 하여금 본질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3차원의 실물은 복잡해도 그것이 드리우고 있는 그림자는 단순하다. 마찬가지로 본질의 세계를 투영하고 있는 바둑판도 단순하다. 그저 가로선과 세로선의 교차로 만들어진 격자 문양일 뿐이다.
하지만 그림자를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3차원의 원상을 추론할 수 있듯이 다양한 각도에서 바둑판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고차원 우주의 실상과 우주법칙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한 여자가 길가에 서 있고, 그녀의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여자는 3차원적 존재이고 그림자는 2차원적 존재이다. 2차원의 관점에서 볼 때 길거리에 서 있는 여자는 본질이고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현상이다.
땅바닥에 드리워진 그녀의 그림자는 뭉실한 먹구름처럼 단순한 형상에 불과하지만 실제의 상은 그렇지 않다. 그녀의 얼굴은 아이쉐도우와 립스틱으로 칼러풀하게 치장돼 있고 그녀의 패딩 코트 속에는 터들 롱티셔츠가, 다시 그 속에는 란제리가 있어 몸을 겹겹이 감싸고 있다.
이 모든 세부 사항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림자의 다양한 측면들을 관찰해야만 한다. 바둑판 상에서 그것들은 격자무늬 속에 포함된 다양한 기하학적 심벌들에 해당된다. 필요하다면 바둑판의 규격을 확장시켜서라도 (예를 들어 19X19에서 25X25로) 세부적인 기하학적 패턴들을 발견해야만 한다.
그랬을 때 여자의 패딩 코트 만이 아니라 그 안의 롱티셔츠와 란제리까지 감지해 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그림자(바둑판)의 분석을 통해 실상에 점점 더 가까이 접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자(바둑판)의 분석을 통해서도 끝까지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림자를 분석함으로써 여자가 걸친 옷들과 바디 라인까지는 알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여자의 몸 속은 알 수 없다. 여자의 진정한 본질은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이나 몸의 라인이 아니다.
본질의 세계는 의식의 변환을 통해 직접 탐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바둑판은 그러한 의식 변환을 일으키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명상할 때 사용하는 얀트라(명상의 보조 도구로 사용되는 기하학적 심벌)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바둑판은 수많은 심벌들이 나오는 모체이다. 반상의 격자들을 여러 각도에서 선으로 연결할 때 드러나는 다양한 영적 심벌들은 우리의 의식을 본질의 세계로 투사시켜 준다. 그 심벌들은 자체로 보이지 않는 본질의 영적 세계로 통하는 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들을 얀트라로 사용해서 명상하면 우리는 초월의식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심벌을 통해 의식의 초월,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요가를 ‘상징 요가’라고 한다.
그런데 만일 2차원 존재들이 상징 요가를 한다면 그들은 그림자를 통해 추론했던 여자의 옷이나 몸매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그녀와의 합일에서 오는 희열을 얻게 된다.
3차원의 존재들인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그 희열은 신과의 합일에서 오는 황홀경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 모든 탐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거머쥐고자 하는 본질 중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여자의 그림자 속에 이런 상상도 못할 놀라운 본질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2차원 세계의 일반인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단순한 가로세로 선의 교차로 이루어진 격자무늬 바둑판이 신과의 합일에 이르는 문, 경이로운 본질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물질계의 용어로는 영적 세계의 실상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오로지 본질의 그림자인 심벌을 통하는 방법밖에는. 바둑판은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영적 심벌로, 그 안의 기하학적 패턴들 속에는 대우주와 소우주의 신비들을 알려주는 메시지가 감추어져 있다.
처음 바둑판을 만든 존재는 비밀을 좋아해서 비밀을 만든 것이 아니다. 초월 의식 속에서 본 영적 세계의 실상을 그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둑판은 원초 우주의 심연이 3차원계에 드리우고 있는 그림자이다. 바둑판은 우주 심벌의 매트릭스이다. 이 바둑판을 통해 의식의 변환을 체험할 때 우리는 그것이 단순한 유희의 도구가 아니라 본질 속으로 들어가는 문임을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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