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출처-성학십도  / 그림출처-인터넷 / 해설-가이아킹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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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도는 성리학의 우주론이다. 나 자신을 비롯해 삼라만상은 어떻게 생겼고, 어디로부터 생겨난 것일까? 이 우주와 나는 어떠한 관계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이다.

 

사람을 비롯한 우주의 만물은 모두 5행(목.화.토.금.수)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5행을 움직이는 힘은 음양에서 비롯된다. 즉, 음과 양이 우주의 생성요소인 5행을 만나 오묘한 작용을 통해 구체적인 현상을 만들어내며, 그것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기이다. 그러므로 세상 만물은  음양과 5행의 작용 결과라 할 수 있다.

 

성리학에서는 우주현상을 음과 양으로 본 반면, 요가에서는 영혼인 뿌루샤와 물질인 뿌라크라티로 보고, 성리학에서는 우주의 생성요소를 목.화.토.금.수로 본 반면, 요가에서는 지.수.화.풍.공으로 보았다. 왜 똑같은 우주를 서로 다르게 표현한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성리학은 우주계의 변화원리에, 요가는 우주계의 형성원리에 초점을 맞춘 결과, 같은 우주를 다른 시선으로 본 것 같습니다.

 

태극에서 음양이 나오고, 음양이 5행을 만나 삼라만상이 만들어지니, 태극은 곧 모든 것의 근원인 것이다. 그리고 태극→음양→(오행)→나로 이어지니, 태극이 가지고 있는 우주의 마음은 나의 마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것은 곧 부자지간에 유전자가 같은 원리로써, 태극이 대우주라면 나는 소우주인 것이다. 태극과 나는 우주의 기운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주마음, 하늘마음을 갖고자 한다면, 진정으로 태극과 옴의 세계를 맛보고자 한다면, 먼저 태양을 우러르라, 달빛을 받으며 걸어보라, 밝음을 헤치고 별을 세어보라. 그리고 어둠을 즐겨라.....  
 

성학십도 제2도는 서명도이다. 서명도는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이일분수(理一分殊), 즉 만물의 이치는 하나이고 그 하나에서 만물로 나뉘었다는 것과, 또 하나는 실천적인 차원에서 부모를 섬기는 것이 하늘을 섬기는 것이란 설명이다.

 

하늘을 아버지라 부르고, 땅을 어머니라 부른다. 나는 매우 작은 존재로서 그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므로 천지 사이에 충만한 것이 내 몸이요, 천지를 이끄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 모든 백성들이 다 나의 동포요, 만물은 나와 같은 존재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일분수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즉, 이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은 모두 하나의 이치에서 비롯된다는 논리이다. 비록 형태와 모습은 다를지라도 궁극적으로 '하나=태극'에서 나온 것으로, 근원적으로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러한 성리학 논리는 요가철학과 유사한 면이 많다. 즉, 브라흐만과 아뜨만의 관계이다. 브라흐만은 대우주, 아뜨만은 소우주. 그렇듯이 성리학에서도 모든 개별 존재(아뜨만) 속에는 대우주인 하나=태극(브라흐만)의 본성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바로 참나인 것이다.
 

소학도는 중국 송나라 주자가 저술한 <<소학>>이라는 책을 퇴계 이황이 도표로 그린 것이다. <<소학>>은 어린 학생들에게 인성 교육을 시키기 위하여 주차가 편찬한 책으로, 내용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학도는 크게 배움의 길을 걷는 것, 인륜을 밝히는 것,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 등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름다운 말과 착한 행실을 통해 일상화함으로써 성인군자가 되는 기초를 닦는 일이다.

 

배움의 길을 걷는 것은 태교와 양육의 가르침, 크고 작음과 시작과 끝의 가르침, 지혜.어짊.성스러움.정의로움.정서스럼 마음.온화함, 효.우정.화목.혼인.책임.동정심, 예절.음악.활쏘기.말타기.글쓰기.셈하기, 스승과 제자의 가르침을 세워나가는 것이다.

인륜을 밝히는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강오륜을 밝히는 것이고,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은 마음/행동/의복/음식의 절도를 밝히는 것이다. 이러한 길은 곧 사람다움운 사람, 하늘의 도를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것으로, 그것은 곧 성인군자가 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소학>>은 조선시대에 천자문을 익히면 그 다음에 배우는 책인데, 왜 퇴계 이황은 제3도로 소학도를 넣은 것일까? 그것은 바로 기본이 바른 인간, 일상생활에 충실한 인간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성학십도 제4도는 '대학도'로, <<대학>>을 요약하여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성리학에서는 인간 본성의 실현을 위해 공부를 매우 강조하였는데, 거기에는 소학과 대학이 있었다. 소학은 인간의 됨됨이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대학은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남을 위해 도를 펼치는 것이다. 소학은 인간됨의 마음 바탕과 근본을 형성하는 과정이며, 대학은 소학에서 이루어진 마음 바탕을 기저로 해서 사물의 이치를 알고 체득하며 실천하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소학(초등학교)은 일상생활의 예절, 윤리규범, 착한 심성을 기르는데 역점을 둔 반면, 대학에서는 현실세계의 존재근거, 우주의 운행법칙과 이치 등을 주로 공부하였다.

 

그래서 <<대학>>의 도는 인간이 본래부터 타고난 밝은 덕을 밝히는데 있고, 사람들을 새롭게 하는데 있으며, 지극히 선한 경지에 머무는데 있었다(3강령). 머물 곳을 안 다음에 방향을 정할 수 있으며, 방향을 정한 다음에 고요할 수 있고, 고요해진 다음에 평온할 수 있고, 평온해진 다음에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다음에 얻을 수 있다. 

 

또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하고(正心),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하고(誠意), 의지를 성실하게 하고자 하면 먼저 자신의 앎을 극진하게 하였으니, 앎을 극진하게 하는 방법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데 있다(격물치지).

 백록동규도는 성리학을 만든 송나라 주자가 백록동 서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규범의 목차를 따라, 퇴계 이황이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그 내용은 가장 먼저 오륜을 배우고 익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학문이란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타고난 본성을 밝히고, 그대로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을 누리도록 본성을 실현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학문의 목적이다.

 

주자가 말한 인간이 되기 위한 학문은 바로 오륜, 즉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다시 말해 부모 자식 사이에 사랑이 있고, 상하 사이에 정의로움이 있고, 부부 사이에 존중함이 있고, 사람 사이에 차례가 있고, 친구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오륜은 결국 인간사회의 수레바퀴를 우주의 질서에 따라 돌리는 에너지이자 법칙인 것이다. 그런 인간의 그물망 속에서 박학, 심문, 신사, 명변, 독행하는 것이 학문하는 자, 공부하는 자, 수행하는 자의 기본 출발점인 것이다. 그래야 인간이 되기 위한, 인간을 위한 학문, 수행이 될 수 있다.

 

성학십도 백록동규가 말해주듯, 먼저 야마와 니야마를 실천하는 사람, 널리 배우고 깊이 살피고 깊이 생각하고 밝게 분별하면서 부단히 공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개인적인 에고적 깨달음이 아닌, 사회적 깨달음, 우주적 깨달음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수행의 결과가 이웃과 사회, 그리고 세상에 도움이 되리라. 그것이 진정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우주와 소통할 수 있는 수행자의 길이 아니던가! 

성학십도 제7도는 인설도이다. 즉, 인(仁)의 중요성에 관핸 설파한 장이다. 인은 공자 사상의 핵심이다. 이것은 곧 사랑하는 마음으로, 천지가 만물을 생성하는 마음이 인이고, 사람도 이것을 이어받아서 자신의 마음으로 삼는다. 이러한 마음은 우주에 있어서는 元, 亨, 利, 貞 사덕으로 나타나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덕으로 나타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사랑의 마음이 이미 갖추어져 있고, 이것이 발동하면 그 작용은 끝이 없게 된다. 진실로 이것을 몸소 깨달아 보존할 수만 있다면, 모든 선의 근원과 모든 행실의 근본이 모두 여기에 있게 된다.

 

이러한 인설도는 불교에서 자비,  기독교에서 사랑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사랑의 마음이 있기에, 인간은 우주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그 본체가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 가려진 구름을 걷어내면, 사람들은 한량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성학십도 제8도는 심학도이다. 곧 마음과 마음 수련에 관한 내용이다. 성리학의 수행원리와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성리학에서 마음은 우리 몸을 주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음은 적자심, 양심, 본심, 대인심, 도심, 인심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적자심은 갓난아이의 마음으로 사람의 욕심에 물들지 않은 양심이요, 인심은 그 욕심에 눈이 뜨인 마음이다. 대인심이란 의리가 모두갖추어진 본래의 마음이고, 도심이란 의리를 깨달은 마음이다. 따라서 수행의 요체는 갓난이이의 마음이 욕심에 물들어 있으니, 그것을 궁극적으로 도심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경(敬)이다. 이 경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바 있다. 경은 마음을 주재하니, 늘 알아차리고 깨어있고 살피고 집중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홀로 있을 때 삼가하고(신독), 자신의 욕심을 이겨내어 예로 돌아가고(극기복례), 마음에 두고(심재), 읽어버린 마음을 찾고(구방심), 마음을 바르게 하고(정심), 매사 경계하고 두려워하며(계구), 마음이란 잡으면 보존되고 버리면 없어지며(조존), 타고난 본심을 기르며(양심), 마음을 극진하게 하며(진심), 40세가 되어 마음이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으며(사십부동심), 70세가 되어선 자기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해도 법도는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칠십이종심).

 

그러니 경에서 벗어난 공부를 하여서는 안된다. 마음이란 한 몸의 주인이고, 경이란 한 마음의 주인이다. 배우는 사람은 '마음을 하나로 정하여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몸가짐을 가지런하게 하고 마음을 엄숙하게 하고, 마음을 단속하며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성인의 경지에 이르며, 그것이 곧 깨달음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성학십도 제10도는 숙흥먀매잠도이다.

'숙흥야매'의 뜻은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잔다는 뜻으로, 하루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경계하는 장으로 경을 중심에 놓고 일하고 공부하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