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상가집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처가쪽 상이라서 그냥 의무감으로 다녀왔다.
장모님의 고모상이었는데 그러니까 내 처에게로는 외가쪽 고모할머니가 되는 분이 돌아가신 것이다.
기독교 집안이라서 목례를 하고 절은하지 않았다.
장모님은 위로 오빠가 둘이있고 언니가 한분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한분있는 5남매의 형제를 두었는데
작은오빠가 아들하나 딸하나를 남겨놓고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장모님에게 올케되는 분은 어린것들을 데리고 다시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할 당시 10여살이 되었던 아들은 어머니를 따라가지 않고
할머니에게서 컷고 동생인 딸아이는 어머니를 따라가서 부유하게 자랐다.
죽은 아버지를 선택한 아들은 배우지도 못하고 고생고생하였고 결혼생활도 순탄하지 않아서 아내가 구치장까지 가기도 하고
결국은 이혼해서 새 여자를 들이기까지 했었다.
물론 엄마를 선택한 딸아이는 새아버지를 살갑게 아빠라 부르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도하였다.
문제는 그냥 그렇게 잘 살면 될것을 집안의 경조사가 있을때마다 두 오누이는 꼭 참석을하여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하였다,
아들은 고등학교만 나오고 택시운전을해서 근근이 먹고사는데 딸아이는 대학까지 나오고 부모의 뒷바라지로 시집도 잘가서 부유하게 살았다.
이 둘을 한자리에서 보는 나는 참으로 만감이교차했다.
아들되시는 분은 처보다 서너살이 많아서 내가 형님이라 부르는데 따님은 나보다 한살이 적어서 처형이라하기도 뭐하고 영 어색한 처지다.
이번에 상가집에 가서 헤어질즈음에 형님이 다리를 저는것을 내가 보고는 물었다.
택시운전을 많이해서 그런지 고관절이 안좋아 수술을 해야한다고했다.
나보다 서너살이 많으니 이제 60중반을 넘어서 후반으로 가시는 그 분이 다리를 절면서 걷는 모습에 나는 잠시나마 돌아가신 형님의 아버지를 원망했다.
아내에게도 장모님에게도 동행한 처제네 식구들에게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상가집을 나와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이 많았다.
한편으로 그리살것을 눈 딱 감고 새 아버지를 따라서 살지 그랬을까 샢기도 하였다.
어떤 삶이 옳았을까?
아버지를 지키고 선산을 지키고 굴곡은 있었지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낸 형님이 옳았을까?
새 삶을 따라나서서 새 아버지 품속으로 들어간 처형이 옳았을까?
내려오는 내내 두 사람의 현재 삶이 오버렙되면서 어려운 숙제하나는 짋어진 기분이었다.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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