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30.
가요무대에서 류원정님의 목소리로 아씨라는 노래를 듣는 순간 나는 해방되었다.
(검색을해보니 풍금이 부른 아씨노래가 더 좋기는했다.)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 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옛날에 이 길은 새색시 적에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어디선가 저만치서 뻐꾹새 구슬피 울어대던 길
한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노래에서 전해오는 파장의 기운이 아마도 아리랑의 기운이었으리라
나는 그 기운을 감지한 순간 욕망의 끈을 "끈어냈다.
가슴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아스라한 과거의 기억과 현실에서의 욕망이 충돌하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나는 마침내 아성같이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욕망의 늪을 건너 무사히 건너편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중2때 여자친구가 보낸 편지속의 시 한 구절이 스치고 지나간다.
넓은 망토에 턱까지 파묻고 나는 어둡고 험한 길을걸어 겨울 들판으로 내려갔다.
갈앉지 않은 마음에서 어느 가까운 곳으로 도피코자 생각하며
갑자기 새날이 밝아진듯 싶었다.
이 세상 사람같지 않은 한 소녀가 이리로 왔다
시인의 세계에 노래불러진 그리운 저 여성과 같이 이상적이었다.
나의 그리움은 진정되었다.
살아있는 한 무너질 것같지 않던 세디스티즘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고 난 심연의 늪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평안이 왔다.
나를 평안으로 이끈 이것은 무엇일까?
60평생 나를 괴롭히던 줄기가 한순간 무너지고 평안의 길로 이끈 이 거대한 힘은 무엇이란 말인가?
2022.05.30. 늦은저녁 11시 37분의 일이었다.
나는 스승님을 최초로 현몽하였을 당시 예고되었던 숫총각으로 돌아가고 내 마음에서 평안이 자리하는 모습을 본다.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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