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a > 자유 게시판입니다. > 인산선생과 승려와의 대화

(인산) 글쎄, 그러게 미련스럽게... 자넨 지금 너무 잘못가고 있어. 잘못가는 속에서 결국 끝나면 어떻게 되나? 응? 자네가 자네를 얻는 시간에는 뭐인가 자네가 지금 현실이 아니냐, 현실에 와서 현실에 알맞도록 살아도 자네 정신이 현실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현실밖에 나가는 법은 얼마든지 있어. 현실에 살면서 현실밖에 나가는 법을, 왜 그렇게 현실을 떠나고 현실 밖에서 살면서 현실 밖을 갈려고 해? 현실 밖으론 살면 안돼.

(인산) 자네가 자네를 가꾸는데서 자네 밖에 나올 거 아니야! 자네를 가꾸지 못하는 주제에 뭘 밖에서 얻을 게 있나? 그거 참 답답한 사람일세. 자네가 대광불(大光佛)이 돼. 그럼 방광(放光)하면 대광불(大光佛)이 될 수 있잖아? 방광(放光)을 못하는 대광불(大光佛)이 어디 있니? 각(覺)을 못하는 여래가 어디 있니? 각을 못한 여래가 지구상에 어디 있었나? 그러면

자네가 放光하는 시간까지는 발버둥치면 되는게 아니야? 거기서 이루어지는 건 자연 그대루야. 절로 되는 거야. 자연이라는 건, 자넬 이룰 수 있는 힘이 자연에 억천만 배의 힘이 있잖나! 응? 억천만 배의 힘을 왜 버리고 사나? 그것이 전부 자네를 위해서 있는 거야. 자네가 그것을 구하질 않아서 없는 거지, 이 우주에 있는 정기(精氣)가 자네를 위하는 거야. 자네 그 정기(精氣) 밖에 살면 얻을 수 없잖아! 그건 자네 잘못이야.

(인산) 자넨 지금 자연 밖의 자연을 찾으면 없네. 자연안의 자연이.. 자네가 건강해가지고 정신이 명석해 들어가면 자연히 선지식으로 들어 갈텐데. 선지식이 된 연후에는 통(通)을 하게 되는데 통을 하면 그 후에는 자연히 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거야. 선지식이 되기까지 힘든데,

선지식으로 끝나는 이가 너무 많아. 이조 오백년 보담도 이 불교 천육백 년에 선지식에 끝나는 이가 전부라. 응? 이 근자에 내가 눈으로 본 이야. 김성근 대감 같은 이, 탁지부 대신, 유명한 김성근 대감은 과거에 해봉당인거는 다 알거든? 갑오년전 해봉승이 갑오년후 김성근이라는 걸 그 양반이 벽에다 써놓은 거야.

그러게 '선암산상일륜월(仙岩山上一輪月)이 영타도성작재신(影墮都城作宰身)'이라. '갑오년전해봉승(甲午年前海峯僧)이 갑오년 후 김성근(甲午年後金聲根)'이라고 했잖아. 그래놓고 당신이 김성근이 된 후에는 매국적에 도장을 어떻게 찍나? 또 왜놈이 자작을 준다고 자작을 어떻게 받나? 김자작이지? 탁지부대신 하던 양반이야. 그건 전생을 몰랐다는 거야.

전생을 알게 되면 전생에 그렇게 도가 높은 양반이라면 금생에 그짓까지야 하겠나. 그런 양반들이 얼마냐? 응? 이 명나라의 왕양명이 왜, 금산사의 황선사 후신인데도 출상입상 할 적에 '중도 사람이냐'고 닥치는 대로 죽여 버리라고 했잖아. 그런데 당신이 전생에 중 인줄 아니까 그때 후회하니 잘못은 이미 저질런 거 아니야?

'오십년 전 왕수인(五十年前王守仁)이 개문인시폐문인(開門人是閉門人)'이야. 그 문을 따고 보니까 당신 그 복주머니의 열쇠를 가지고 문을 따니까 그 안에 '개문인시폐문인(開門人是閉門人)'라고 썼다. "문을 여는 사람이 이 문을 닫은 사람이니라" 라고 써놓으니 그걸 볼 때 정신이 번쩍 들 거 아니야? 그때 그 당신 해골을 갖다내어 태우고 그걸 지금 금산사 부도가 그거, 황선사 부도가 그거 아닌가.

그 부도를 맨들어 놓고 명나라의 유명한 공신인데 돈이 많지? 그래가지고 거기 부도를 세우고 당신이 부도를 직접 쓴 게 그거 아닌가. “오십년 전 왕 수인(五十年前王守仁)이 개문인시폐문인(開門人是閉門人)이라, '정령(精靈)이 박후(剝後)해 환귀복(還歸復)하니 시신선문불괴신(始信禪門不壞身이라.' 내가 환도인생(還道人生)한다는 걸 우습게 생각했더니 참말로 환도인생(還道人生)했구나하고 후회했잖아. 오십살나서. 그러면

전생에 선지식(善知識)의 부족처가 그거라. 전생엔 선지식(善知識)이라 내생(來生)엔 누가 되어 나오는 걸 알면서도 금생에 와서는 캄캄해버리니. 그러니까 통한 사람만 못한 게 그거야. 통한 사람은 금생에도 내생이 환하고 전생이 환하니 그런 실수는 안하지. 중의 후신이 어떻게 중을 닥치는 대로 죽이나.

여기 김성수를 봐. 용문사의 선노장이 아니냐. 용문사주지 선노장이 김성수가 되어 와가지고 김성수는 사람은 쓸만한 양반이구 진실한 애국지사나 알긴 뭘 알아? 또 이 화엄사 앞의 박달만일 봐. 언적사의 박인태 후신인데 박인태도 유언했거든. "난 화엄사 앞의 부자촌의 박달만이로 태어나니 너으가 앞으로 찾아오면 알게 되니라."

그래 가서 모두 만났어. 그래 박달만이는 내가 아는 이야. 이거 뭐 돈 잘 쓰고 전라도 갑분데 김성수하고 둘이 일본에 유학가서 처녀나 좋아하고 내가 그 양반 보니까 너무도 캄캄해. 전생에 도 닦은 양반이 금생에 와서 그렇게 주색에 놀아날 수 있나? 그걸 본다면 주색에 놀아 나두 끝이 완전히 훌륭하면 좋은데 끝이 뭐 만석꾼으로서 돈밖엔 몰랐어.

(인산) 그래 금생에 복진타락하는 거지. 김성수는 애국지사로서 역사에 오르지만 박달만이는 그 많은 재산가지고 일본에 유학 갈 때부터 역사에 오를 짓을 안 해. 그래서 사람이 도닦은 것도 각각이라. 고기 도 닦은 고만치 멎어버리고 말아. 터졌으면 그밖에 나올 거 아니야? 터지지 못하는 때는 곤란해. 아주 터지면 그렇지 않거든.

자네를 가꿔서 자네를 얻은 후에는 되기 매련이야. 응? 내가 말했잖아. 여우도 굴속에 천년 후엔 구름 속으로 댕기며, 사람이 무서워서 여우 앞에서 벌벌 떨게 매련이지? 사람이라는거 별거냐? 아무 가치 없는 거. 아 저 민물고기가 천년 후에 용이 되서 올라가서 장난질하는 거, 혼비백산해. 그러기 사람도 그런 동물은 사람 앞에 무서워서 쩔쩔매야 돼. 그게 뭐이냐

아주 위대한 양반, 세상에 나오면 그 뭐이고 작해를 못해. 바람도 함부로 안 불고. 비도 폭우가 함부로 안 오고 그런 세상에. 우순풍조가 별소린가. 순임금이 그랬잖아? 순임금 집정(執政) 후에는 우순풍조(雨順風調)야. 집정 사십일 여러 해에 우순풍조(雨順風調) 시화연풍(時和年豐)이.. 그러게 자네를 가꾸게. 가꿔 놓은 연후에 거기서 꽃이 피네.

(인산) 마음이라는 건 자네가 육신이 지금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육신이 되면 바꿔지네. 자네 육신에 放光을 하면 마음은 불(佛)이 될 거 아니냐. 육신에 방광(放光)을 못하고 육신이 죽어가며 골골하면 마음도 어두울 게고 어두워가는 마음속에서 방광(放光)을 어떡하나? 그런데 자네 범부에 지낼 꺼 없잖아.

불(佛)이 어떻게 되겠나. 그러게 불이 다르고 구세주가 달라. 구세주라는 건 인류를 구원하러 왔지만 불(佛)은 못 되요. 불(佛)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세존(世尊)이야. 세존(世尊)은 조물주야. 그게 즉 불(佛)이야. 석가모니는 천상에도 최고의 영력(靈力) 영존자(永存者)고 인류에도 인간의 최고인 세존(世尊)이고 그래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야.

(인산) 그게 이론이 아니야. 응? 내가 어려서 알고 있은 거야. 오늘이 어려서 다 있는 걸 알지만 그 유구무언(有口無言)이 미덕이야. 어디고 그 세상을 보아가며 말해야지. 내가 클 때 일본놈이 벌써 나와서 그때에 함부로 말해도 당하는 거고.

해방 후에 함부로 덤벼도 그 무지막지한 빨갱이 있는 줄 알면서 함부로 하다간 말이 되나. 그래 이제는 함부로 해도 돼. 이제 늙어서 죽는 시간엔 아는 걸 가르쳐줄 수도 있겠지만 다 잊어 버려도 모르는 사람들하고는 아주 다르겠지. 이젠 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