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전의 일이다.

나는 위로 두분의 형님이 계신데다 부모님깨서도 참석하셔야 해서 시골집에 남아 조카들을 돌보느라 형님의 주검을 목격하지는 못했다.

중학을 졸업하고 독학을 하던시절 작은형님이 서울에 일하고 계실때 형님을 졸라 성남에 들렸던 것이 80년 초다.

작은 형님도 당시의 경황이 없었던지 산 하나를 넘어가서야 겨우 그 자리를 찾을 정도였다.

나는 형님하고 딱 한번 그곳을 방문하고도 용케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혼자서 잘 찾아다녔다.

내 유년기에 공부라는 두글자로 각인된 셋째형님.

공부라는 것은 시기가 있다. 배우는 시기에 배우지 못하면 평생을 후회한다.

라는 위의 글귀가 지금도 귓전을 맴돈다.

4남2녀의 형제지만 이제는 2남1녀만 남아 큰형님은 80이 내일모래인 노인으로 시골에 계시고 서울에 70의 누님이 계실 뿐이다.

나는 울적한 마음에 누님에게 전화를 넣엇다.

누님 성남입니다.형에게 왔어요.

잘 있드냐

네 예전 그대로입니다.

칡덩쿨이 묘소를 덮었지만 낫이없어서 그냥 왓습니다.

질했다 고생많았다.

언제 다시 올지 알수없다는 말 하고 내려왔습니다.

그래 들어가거라

누님은 목이 메였는지 서둘러 전화를 끈으셨다.

나는 형님의 묘로 짐작되는 그 부분에서 형님의 생전고향과 신사명세를 나열한 다음 내가 누구임을 알리고 막걸리 한잔을 따랐다.

형님 살아있는 생명체와 생을 마감한 혼이 가야할 길이 다릅니다.

생을 마감하시면 생명체가 살아가는 이곳에 미련을 버리고 영혼이 가야할 길을 가셔야 합니다.

더 이상 이곳에 계시지 마시고 하루라도 빨리 가셔서 후생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번에 돌아가면 언제다시 이곳에 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형님 이제는 한을 푸시고 본래 세상에 나오시기 전의 고향으로 돌아가십시요.

지역우주 하느님 크라이스트 마이클 아톤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산소를 내려와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또 눈시울을 붉혔다.

형님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