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2.28일자 서금옥의 밤의데이트 시그널이다.
78년이면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던 해로 18살때다.
그니까 77년도에 중3이었고, 내가 고교를 진학했더라면 졸업하던해라는 표현대신 고1때라고 해야 맞다.
그러나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으니 졸업하던 해라고 한다.
비진학의 아픔과 같은마을의 동급생들이 가방을 들고 등교하는데 나는 리어커를 끌고 논으로 가야만 했다.
지금이야 살기좋은 고향이 되었지만 가이아킹덤이 중학을 졸업하던 당시만해도 먹고살기가 쉬운일이 아니어서 13명의 한마을 친구들 중 중학은 나를 포함해서 단 4명만 진학하였으며 고등학교는 그중에서도 2명만이 갈 수 있었는데 한명은 3대독자였고, 하나는 상의군인의 아들이었다.
비진학의 아픔을 온몸으로 감내해내야 했던 나는 그해 봄이 채 가기전에 공부를 하겠다고 단신으로 상경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오늘에 이르렀으니 참으로 오래전의 이야기라고 하겠다.
중 2때부터 펜팔로 만난 소녀가 있었는데 그 소녀가 군산 서해방송의 서금옥의 밤의데이트를 자주 듣는다는 노란 편지지 속의 글귀에 나는 그 후로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서금옥의 밤의데이트를 들었는지 모른다.
당시에 가이아킹덤은 동양방송과 제휴를 맺은 군산 서해방송을 통해서 방송을 들었는데 한참 사춘기의 강을 건널 무렵의 소년은 그 매력에 흠뻑 빠졌던것 같다.
그로부터 무려 40여년의 시간이 지나 옛 생각에 군산 서해방송을 찾아보니 80년 군부시절 언론통패합으로 국가방송인 kbs에 편입되었다는 씁쓸한 글만 인터넷에 나와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78.2.28일자 방송된 시그널이 있어서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듣고자 음원을 올린다.
갑자기 10대의 소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조회 : 16,556 
추천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