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의 흉터를 보면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생키를 꺾어주겠다는 동네형의 꼬임에 빠져 낫으로 풀을베다 손을 베었는데 공부하라는 어머님의 말은 안듣고 밖에 놀러나가서 손을 다친것을 혼나는것이 두려워서 일나가신 어머님이 점심에 집에 다니러 오실때까지 대문앞에 쭈그리고 앉아 피가 나오다 나오다 지처서 스스로 멈춘것을 보고 우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서둘러 오후일을 포기하시고 저를 데리고 의원을 찾아갔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의원이래봐야 군대서 의무병으로 지냈을법 한 무면허 의사였지만 그 어른의 집은 참으로 넓은 정원과 아름다운 나무들과 작은 연못이 있는 곳이었죠.
그곳 연못에는언제나 몇 마리의 오리가 헤엄을 치고 있었는데 주사를 놓기전에는 언제나 오리를 보라하고 몰래 주사를 놓곤 하였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어머님은 가지고가신 보리쌀을 내려놓고 아파하는 저를 데리고 또 오리길을 걸으셨습니다.
지금은 개간이 되어서 넓은 평지가 되었지만 그 옛날엔 좁을 오솔길에 군데군데 산을 넘어야 다다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다니면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으니 어머님 얼마나 속이타고 힘이 드셨습니까?
이제 막내도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 백발이 내리고 큰 아이가 결혼을 준비할 때가 될 만큼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머님 가신지도 올해로 열여덟해가 됩니다.
어머님 막내가 영성의 길을 가면서 어머님 기도를 참으로 많이드렸는데 어머님 들리셨는지요?
다섯살때까지 젖을 물리던 막내가 자라서 영성의 길을가면서 간절하게 드린 기도를 어머님 알고계신가요?
칠성공을 드리시면서 잘되기를 빌던 그 막내가 어머님에게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그곳에서 보셨습니까?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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