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일이 참 드럽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알지 못했을때는 시야가 좁아서 부딪히고
좀 알게 되었을때는 알고있어서 측은지심으로 참고
이래저래 깨달음의 길을 간다는 것은 가시밭길을 걷는 이치와 다를바가 없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기에
누을 자린지 앉을 자린지를 알기에
여기서 더 나아가면 일이 확대되어 서로에게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언제나 한걸음 물러나서 타협을 하게 되는데
그러는 내가 참 안되보인다.
가엽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고...
상처받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아직도 기억 저편에서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 아우성 소리를 낸다.
그들을 용서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데 아직 덜 여물어서인지 가슴 한편에 서운한 마음이
서성거린다.
이럴때는 깨달음이고 머고 다 집어치고 나도 일반 사람들처럼 아무렇게나 살고싶다
술마시고 음담패설하고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돈으로 기분을 내고 돈으로 친구를 사고
때때로 나도 그렇게 살고싶다.
도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실에 상륙한자의 이름도 얻지 못한채로
중간에서 서성이는 나를 본다.
깨달음의 길은 이토록 멀고도 험난한 것이었던가?
나도 집짓고 달같이 순하고 푸근한 여자
100점 받아오는 요즈음 아이를 가질테야
거울속에서 슬프게 다가오는 내 모습 볼지라도
더 이상 꿈꾸지 않을 테야
더 이상 날고 싶지 않아.
땅에 쉴테야 뿌릴 내일테야.
지중해 암벽을 뚫는 올리브나무처럼 견고한 외로움으로 굽어지더라도
나는 새길테야 아이들의 이마에
이 시대의 죄와 축복의 기호를
그때 나는 노래하는 법을 배울테야
양애경님의 살로메중 일부{개작한 부분이 있음)
비는 내리고 마음 한구석 텅 비어 바람소리만 들린다.
누가 있어 나의 이 마음을 알까?
누가 있어 깨달음의 길을 어깨동무하면서 같이 갈꼬?
술을 마시면서 영혼의 대화를 하는것이 아니라
영혼의 대화를 하면서 술을 마시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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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참음은 자칫 상(相)을 불러오고 지탄(指彈)을 받을 수가 있지만 인불인(忍不忍)을 뛰어넘고 내불내(耐不耐)를 초월한 참음은 그대로가 깊은 수행이요 바라밀이라고 할 수 있다.